펠롱펠롱, 래블리/러브크래프트에 걸리다(2)

사이즈 결정 (Grading)

한국인의 의상이라면 표준체형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신체 치수에 대한 편차는 적은 편이다. 44, 55, 66, 77 혹은 75, 80, 85, 90이라는 치수나, 남성복이라면 95, 100, 105 식의 표현들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그 대상이 다양한 인종들이 어우러져 있는 영미권 국가들의 니터들이라면 ‘표준체형’이란 단어는 낯설지 않을까? 그만큼 치수의 범위가 다양하고 넓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국외의 니터들은 규격화된 치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이에 의존하여 니팅을 한다.

이 작업이 영미권을 겨냥한 도안 제작이어서 정확한 Grading이 필요했고, 우리가 제작하고자 하는 것은 나만의 옷이나 한 사람을 위한 옷이 아닌, 누구나 보고 어떠한 치수든 뜰 수 있게 해 주는 뜨개 도안이라는 생각이 중요했다.

신체 치수를 측정하는 방법과 각 부위별 치수는 뜨개를 디자인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정보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디자인에 따라 그레이딩(Grading)이 가능하며 어느 정도의 여유(ease)를 주고 제작할지, 그리고 최종 결과물인 의상의 규격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몸 치수에 대한 정보는 아래 사이트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https://www.craftyarncouncil.com/standards/body-sizing

스와치 제작과 게이지 내기

전반적으로 Grading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우선된다는 판단에서 필자 역시 ‘닛투웨어’의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다양한 디자인들의 Grading 정보를 취합함으로써 Grading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유료 도안 사이트의 도안을 많이 접할 수 없을 때는 오른편(혹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료 도안을 공부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앞의 Grading 과정으로 머리 속은 뒤죽박죽이어서 작업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가끔 필요했다. 이럴 때 나한테 더없이 좋은 처방전은 동대문종합시장 지하 쇼핑이었다. 머리도 식히고 디자인과 계절에 적합한 실을 선별하고 바늘의 규격을 정하는 작업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충전의 시간이었다.

바늘과 실을 준비한 후, 무늬 패턴마다 권장 바늘 규격의 한 치수 위 아래의 바늘로도 함께 스와치를 만들어 블로킹을 한 후 가장 이상적인 바늘과 실을 결정한 후 게이지까지 기록해 두었다.  이렇게 하니 무늬를 어느 길이까지 배치할 것인지, 몇 번 반복하는지 결정하는 등등의 그레이딩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레이딩이 완벽한 디자인이더라도 패턴 반복에 따라 약간의 수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데 일찌감치 스와치를 제작해 보니, 각각의 치수에 따라 무늬 반복을 조절하여 디자인 수정을 줄이거나, 디자인 자체를 최종 수정할 수 있었다.

이제 실제 도안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사실 글도안을 바로 가기도, 스키매틱만 들고 샘플을 제작하기도, 차트도안을 그려보기에도 자신이 없었지만, 세 작업을 동시 진행하지 않으면 어느 것도 정확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갈팡질팡이었다.

하지만 이 세 작업에도 약간의 순차가 있는 법. 우선 샘플을 제작하기로 했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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