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발견한 보물상자

몇번이고 스쳐 지나 갔겠지만 눈에 띄지 않는 가게들이 있다. 분야에 흥미가 없어서, 가게가 눈에 띄지 않아서, 혹은 그냥 바빠서.

 

계속 모르고 살 수도 있겠지만 어느날 여유롭게 거리를 걷다보면 유독 간판이 눈에 들어오면서 가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메이드 마리온 크라프트 (Made Marion Craft)는 나에게 그런 가게들 중 하나다.

 

지금까지 어떻게 눈치채지 못했을까 궁금할 정도로 이 수공예샵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옷 가게의 바로 옆에 있었다. 간판과 가게 외관도 눈에 띄는 주황색과 파란색 조합. 지금 생각해보면 주인분을 잘 나타내주는 색이다.

 

가게에 들어가면 색색의 털실과 천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곳곳에 걸려있는 수공예품들이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입구에 놓여있는 위빙 (weaving) 틀이다. 한번도 가까이서 본 적 없는 그 신기한 모양새에 가만히 보고있 자니 직원분이 “한번 해보셔도 돼요” 하고 말을 걸어온다. 한번 해볼까 했지만 선뜻 손을 대기 어려워 보여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뜨개 용품이나 바느질 용품 말고도 와이어나 액자 틀 같이 굉장히 다양한 것들이 놓여있었다. 잡다하다,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무엇을 찾는 사람이든 환영하는 그런 제스처로 보였다.

 

주인분이 말하길 가게안에 진열되어 있지 않은 것들도 찾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마련해본다고. 수공예 재료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으면 손해가 나더라도 도와주는 성격, 이라며 웃으셨다. 한번은 학생들이 과제 막바지에 재료가 필요해서 새벽 4시에 재료를 배달해주신적도 있었다고.

 

메이드 마리온 크라프트 (Made Marion Craft)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 (Wellington) 큐바 스트리트 (Cuba Street)에 위치해있다.

 

주인분의 말처럼 “성별, 인종,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곳” 이었다. 편안하고 아늑한, 할머니집에 놀러온것 같은 느낌.

 

단골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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