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Universe’ by ‘바늘은 내 운명’ (1)

손뜨개를 한동안 하지 않다가 근 20년 만에 다시 손뜨개를 시작했다.
다시 손뜨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내가 언제 처음 손뜨개를 시작했더라?”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책들 중 하나인 에서, ‘첫 기억’에 대한 내용이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첫 기억이 한 사람의 삶 한가운데를 흐르는 핵심 주제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외래에서도 고민하시는 문제가 깊은 심리적 세계와 연관되어 있는 것 같으면 첫 기억을 묻곤 한다.
“사람마다 기억을 거슬러 가다 보면, 아 이게 내 인생의 첫 기억이구나.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런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기억이 희미하거나 꿈인 것 같거나, 남 이야기를 듣고 상상한 것 같아도
상관없어요.”                                                           – 김건종 선생님의 책 ‘우연한 아름다움’의 글 중에서

나의 손뜨개에 대한 첫 기억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 기억에 외할머니, 친할머니 모두 뜨개질을 제법 잘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외할머니와 친할머니 어깨너머로 뜨개질을 배운 것 같다.
그리고 어리고 철없는 내가 뜨개질을 하고 싶다고 하니 없는 살림에도 엄마는,
당신의 자녀에게 약간 형광빛이 도는 분홍색과 다홍색이 섞인 실 한 타래와
막바늘을 사준 것이 기억이 난다.
그때 나이가 유치원도 다니기 전으로 기억하니까,
아마도 다섯 살, 여섯 살 때쯤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 할머니의 손뜨개는 그녀들의 취미생활이기보다는,
가난한 살림에 손주 옷을 마련해 주는 의미가 더 컸다.
울이나 캐시미어처럼 고급실이 아니고
아크릴 실로 떠준 스웨터나 조끼, 외투 대용의 가디건들이었다.
커가는 손주들 옷을 손뜨개로 옷들을 떠서 해 입히고,
손주가 커서 손뜨개를 해준 옷이 더 이상 맞지 않으면,
그 옷을 풀어서 다시 손주의 사이즈에 맞춰 옷을 떠 입히고,
손주가 커서 실이 모자라게 되면,
스웨터나 가디건이었던 것이 모자가 되고, 목도리가 되고, 손 모아 장갑이 되었다.
엄마가 나에게 사준 첫 실타래는 목 끈이 달린 손 모아 장갑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의 손뜨개의 첫 기억과 감정은 “그녀들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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